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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제대로 하는게 몇 개 안된다.
그리고 나는 몇 년 전부터 생각이나 행동이 아예 자라질 않았다. 자라기 싫은 것은 아니나 자라지 않는다. 모든 생각들이 압축용기에 꽉꽉 들어차 있긴 한데 이것을 풀어내기는 쉽지 않다. 이제는 엄마친구딸 들의 얘기를 들어도 '내가 더 잘해' '그래도 난~~~을 걔보다 더 잘할걸' 하는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애들에 비해서 엄청나게 모자란 스펙을 갖고 있는 나라도, 난 걔들에 비해 뭐뭐를 더 많이 했어 그래서 더 잘할거야 라는 얘기를 내 자신에게, 엄마에게 주문을 거는 듯이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 훤히 보여 무슨 얘기라도 하기가 어렵다. 존경하던 선배들, 하얀 띠 메고 이 좇도아닌 세상에 타협하지 말자고 종로에서, 광화문에서 불쑥불쑥 게릴라 시위를 하던 선배들이 조선일보 기자가 되는 세상. 어릴 때 제일 멋지게 보이던 인디밴드의 기타리스트가 서른 중반이 넘은 나이에 불쑥 찾아와 낙원상가에서 기타상을 하고 있다며 명함을 내미는 세상. 나는, 아무것에도 미치지 않았기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2.예전에 나는 내가 로자룩셈부르크나 하다못해 진중권 정도의 사람이 될 줄 알았다. 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세상, 나라도 왼쪽에 서서 평평하게 하늘 정도는 날 줄 알았다는 말이다. 근데 지금은 그렇긴 개뿔, 나는 전여옥만도 못한 인간이 되었다. 농활 가는 동안 고양이를 봐주러 엄마가 서울에 왔다. 10일 농활을 갔다와서 새까매져있는 나에게 엄마는, 내 짐을 정리해주며 이렇게 말했다. "농활 가서 시위하면서도 이 옷 입고 다녔냐? 이건 좀 아니라고 본다." 엄마가 꺼낸 옷은 폴로 티셔츠에 나이키 신발이었다. 가방은 폴로였고, 파우치는 랑콤이었다. 나는 많이 부끄러워졌다. 나는 내가 절대로 엄마나 아빠같은 사람은 안 될 줄 알았다. 예전 앨범들을 보면 엄마와 아빠 모두 학생운동을 하고 있었다. 내가 어릴적까지도 우리엄마는 좌파였다. 하지만 살기가 편해지자 그때는 유행이었다는 듯, 조선일보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어른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를 비웃었다. 극농단 애들이랑 술을 마시다가도, 걔들이 폴로피케티를 입고 시위 나가서 말보로 담배를 피는 걸 보고 비웃었다. 그리고 나서 한참 얘기를 하다가 전여옥이 도마에 올랐다. 우리는 전여옥이 프라다를 입는걸 보고 비웃었다. 프라다의 수석 디자이너는 유명한 공산당원이었다. 한참을 비웃고 나서 나를 보니, 클리니크 로션을 바르고 펩시를 마시고 있었다. 나도 똑같은 인간이었다. 뻘쭘했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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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at 05/26 안그래도 참여했을 거 같아서.. by 맘 at 05/26 복길이/저도 신촌,홍대 근처.. by 이안 at 05/26 ㄽ/반가워요 하.하.하.하... by 이안 at 05/06 전세계 볍신 대축제 하면 당.. by ㄽ at 05/04 skin by 이글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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